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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 Family(천샘의 기하누설)
인문학자 김상근의 서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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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바로 피렌체 인근에 있는 '산탄드레아(Sant'Andrea)'라는 곳에 있는 마키아벨리의 서재입니다. 마키아벨리는 이곳에서 <군주론>, <로마사 논고>, <전쟁의 기술> 이런 책들을 썼죠. 그가 서재에 들어가서 했던 행동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친구에게 쓴 편지입니다.
"저녁이 오면 나는 집으로 돌아가 서재로 들어간다네. 서재로 들어가기 전에 흙과 먼지가 묻어있는 일상복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지."
마키아벨리가 최고 공직자라고 했죠? 관복으로 갈아입는 것입니다. 정장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옛 시대를 살았던 어르신들의 정원으로 들어간다네. 그분들께서는 나를 정중히 맞아주시고, 나는 혼자서만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지혜의 음식을 그 어른들과 나누게 되지. 나는 그 옛 지혜의 음식을 그 어른들과 나누어 먹으며, 다시 태어난다네."
이 문장이 바로 르네상스입니다. 재탄생한다는 뜻이죠.
"나는 옛 시대를 사셨던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지. 내가 그분들에게 주저하지 않고 질문을 드린다네. 왜 그때 그런 식으로 행동하셨는지를. 그 숨겨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옛 성현들은 내게 대답해주시지. 매일 옛 시대의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는 그 4시간 동안 나는 아무런 피곤을 느끼지 못한다네. 내 삶에 주어진 모든 시련과 고통도 다 잊어버리지. 나의 가난도 두렵지 않아. 내게 닥쳐올 죽음조차도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네."
서재 하면 이렇게 옛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원의 이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에게 서재란 르네상스, 재탄생의 작업장입니다.
김상근
직업 인문학자
출생 1964년
소속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
학력 프린스턴신학교 대학원 선교학, 종교학 박사
경력 (재)플라톤아카데미 책임교수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학장
저서 <군주의 거울 영웅전>, <인문학으로 창조하라>,
<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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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의 이야기
'사람'을 보는 책 읽기
한국의 근대화, 특별히 1960, 70년대의 많은 농촌 사람들이 도시로 와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때문에 경제도 성장하고 문제도 많이 생겼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최인호 선생이 보았던 시점은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쓴이의 관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그 책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을 해요.
제가 대학 때 읽었던 책에 대해서 말씀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무모한 책 읽기였거든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상문학상이 있습니다. 천구백칠십 몇 년인 걸로 기억하는데요. <서울의 달빛 0장>이라는 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을 읽었어요. 그리고 그 저자가 데뷔 때부터 이상문학상을 받을 때까지 쓴 책을 전부 다 읽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약 2, 30년의 흐름을 추적을 해보았죠. 1학년, 2학년 때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문학가들의 책을 이렇게 데뷔작부터 이상문학상 받을 때까지 다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모했는지도 궁금했고, 작가들이 어떻게 자신의 글쓰기를 개발시켰나를 보았습니다. 이상문학상은 단편소설이잖아요. 아주 짧은 글 속에 들어있는 문학가들의 세계관이랄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인간에 대한 성찰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독서가 저에게는 굉장히 유효했던 것 같아요.
인문학의 가치
인문학에 대한 명백한 오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인문학을 문과대학의 교과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공부하는 것을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인문학은요. 현학적이고, 이론적이고, 실생활과 유리된 대학의 커리큘럼에 반대해서 생긴 것입니다. 고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문학의 부흥이랄까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보면 원래 인문학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왜? 이제 한국 사회가 고도성장을 멈추었죠. 저성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고도성장 때는 열심히 일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성장이 되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생기게 됩니다. 돌아보니까 인생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삶이란 것이 이런 거구나. 내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구나. 이런 생각들을 서서히 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 인문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의 인문학 과정, 특별히 문·사·철을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사·철은 오히려 더 전문화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전문화 된 상아탑의 인문학 연구의 결과는 시민사회와 함께 가야 합니다. 그 점에서 중요한 것이 시민 인문학입니다. '시빅 휴머니즘(Civic Humanism)'이라고 하는데요. 14, 15세기에 피렌체 인문학자들이 시빅 휴머니즘, 시민 인문학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문학이 공공재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피렌체 시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그런 인문학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민들의 자각이 올라가야만 피렌체가 앞으로 탁월한 도시국가로 성장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어요. 저는 그 시민 인문학을 주목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인문학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들, 예컨대 오늘 이렇게 녹화를 하고 촬영을 하는 이 행동도 그런 시민 인문학적 생각의 연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포리아의 시대, 위기의 극복
아포리아란 단어는요,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철학적 개념입니다. 그리스에는 섬이 많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배를 타고 이동합니다. 그런데 배가 좌초되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를 아포리아 상태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위기보다 더한 상태. 아포리아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도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이 정치권력일 수도 경제권력이 될 수도 있죠. 교수들도 일종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이 아포리아를 방관하거나 오히려 조장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길 없음의 시대를 오히려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길 없음의 시대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부하던 인문학의 방향을 아포리아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그 작업을 하기 위해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도 아포리아가 있었습니다. 왜 없었겠습니까? 어느 시대고 아포리아가 있습니다. 문제는 아포리아를 극복하려는 진지한, 특별히 리더들의 진지한 성찰이죠.
리더들이 아포리아 시대의 탈출구를 찾아내야 합니다. 이들의 판단과 행동과 선택에 수천, 수만 명의 목숨이,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죠. 그것을 하지 못하면 리더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됩니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죠. 모든 사람이 아포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 책임을 지고 지도자가 된 겁니다. 어떻게 보면 위임받은 거죠. 이끌어갈 책임을 진 사람이기 때문에 아포리아를 극복하지 못한다? 그러면 내려가야 되고요. 그 자리에서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영웅(리더)들이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는 거죠.
100명의 이야기, 100개의 나이테
그동안 100분의 지식인들이 나와서 자신의 서재를 공개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굉장한 지적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바로미터가 아닌가. 우리 시대 100명의 지식인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가 그 나이테를 보게 된 것이죠.
20년 정도 대학에서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을 돌아보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발전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말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자기 이야기만 계속 하는 사람이 있어요. 자기 생각만 계속 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이나 사람들을 만나보면 발전이 안 돼요. 비록 수준이 낮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사람이 있잖아요. 경청하는 사람. 그 사람들이 나중에 보니까 발전해 가더라고요.
'지식인의 서재'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100명의 지식인들이 했던 이야기들을 한 번 경청해 보시라는 겁니다. 들어보시라는 거예요. 마음의 빗장을 열고 '아,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떤 책을 읽을까' 그렇게 100명의 지식인들의 생각의 길을 따라가면 우리도 어느덧 그분들 가까이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 여러분이 100명의 이야기들, 100개의 지식의 나이테를 경청하시고 많은 교훈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지식인의 서재 '김상근 편'은 교수님의 연구실과 서재에서 촬영했습니다.)
내 인생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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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저
천병희 역
숲
20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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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은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입니다. 이 책은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한 사나이의 이야기이죠. 오뒷세우스의 이야기입니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전우들과 함께 10년간 노를 저어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사랑하는 아내 페넬로페가 기다리는 이타케로 돌아가는 것인데 거친 파도와 무시무시한 괴물과 유혹하는 요정들과 싸우게 됩니다. 매일매일 고난의 연속이었죠. 그 고난, 그 파도, 그 유혹을 물리치고 끝끝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항해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노를 저어 가는 것이죠. 특별히 추천해드리고 싶은 장은 1장부터 4장까지입니다. 특별히 자식을 키우시는 분들,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1장부터 4장까지 읽으시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겁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제 아들이 지금 스무 살입니다. 제 아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는 거죠. 제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 아빠가 용감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까? 이 책은 인류의 고전 중의 고전이죠.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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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
아이스퀼로스 저
천병희 역
숲
20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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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은 <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인데요. 그중에서 오레스테이아 3부작이란 책이 있습니다. 비극 대본인데요. 읽어보시면 이것이 그리스 비극이구나. 비극이 이런 것을 추구하는 것이구나 알게 됩니다. 아이스퀼로스는요, 이른바 3대 비극 작가 중의 한 분이죠. 첫 번째 인물입니다. 제일 먼저 탄생하신 분이고, 이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통해서 그리스 비극의 기초를 닦으신 분이고요, 유일하게 연속으로 만들어진 연극 대본입니다. 이 연극은 세 편이 이어집니다.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고 세 개로 이어져 있는데요, 이걸 보시면 그리스 사람들이 어떤 비극을 보았고, 그 비극을 통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알게 됩니다. 그 점에서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읽어보시면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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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로파에디아
크세노폰 저
이은종 역
주영사
20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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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은 <키로파에디아 : 키루스의 교육>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리더십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먼저 쓰였고, 가장 뛰어난 책은 바로 <키로파에디아 : 키루스의 교육>이다.' 이 책은요, 크세노폰이란 사람이 쓴 책인데 소크라테스의 제자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소크라테스의 제자 하면 플라톤만 알고 있죠. 크세노폰도 소크라테스의 제자였습니다. 같은 스승 밑에서 자랐지만 서로 경쟁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플라톤이 썼던 <국가>를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책이 이 책입니다. 이 책은 플라톤의 철학을, 그 약점을 이해하는 아주 좋은 시금석일 뿐 아니라 리더들을 위한 훌륭한 지침서가 되는 책입니다. 군주의 거울의 대표적인 책이 이 책이죠. 주인공인 키루스가 페르시아의 창건자입니다. 세계 최초의 제국을 만드신 분이죠. 이 분이 어떤 식으로 교육을 받았고, 어떤 식으로 행동했기에 이 사람이 세계 최초의 제국을 만들게 되었을까를 크세노폰이 썼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테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페르시아의 모델을 도입한 것입니다. 왜 이렇게 중요한 책을 몰랐을까요? 우리 교육이 너무 서구중심이기 때문입니다. 페르시아의 후손이 이란입니다. 우리도 이란을 별로 안 좋아하죠, 축구 때문에. (웃음) 그 이란의 전신인 페르시아의 창건 이야기입니다. <키로파에디아 : 키루스의 교육>은 리더들에게 굉장히 좋은 책입니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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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저
한형곤 역
서해문집
200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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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책은 단테의 <신곡>입니다. 중세의 장송곡이라는 책입니다. 중세 천 년의 역사를 단절시켰던 책이 이 <신곡>입니다. 이 두꺼운 <신곡>을 읽어보신 분이 별로 없어요. 사실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읽어봐야 별 소용도 없긴 해요. 단테의 글은 전부 14,000행인데 운율이 있습니다. 한 줄에 모음이 11개입니다. 한 줄에 모음이 11개씩 나오는 거예요. 모음의 숫자를 맞춘 거예요. 그다음에 음률을 둡니다. 제일 끝 문장 모음을 a라고 하면요, a, b, a, b...와 같이 나갑니다. 무슨 말일까요? 번역하면 안 된다는 거죠. 오리지널로 읽어야 됩니다. 그런데 오리지널로 이 책을 읽기는 쉽지 않죠. 여러분께 맛을 보여드릴게요.
"Nel mezzo del cammin di nostra vita / mi ritrovai per una selva oscura, / ché la diritta via era smarrita."
이 책이 특별히 제게 왜 중요한 책이냐, 단테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시점이 1300년입니다. 그의 나이 35살이었습니다. 당시 평균 연령이 70세라고 보면 딱 중간이었죠. 35살이 되었을 때 단테는 피렌체의 프리오리, 그러니까 총독이 된 겁니다. 제일 높은 사람이 된 겁니다. '내 인생 중간에 문득 뒤를 돌아보니 어두운 숲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이게 <신곡>의 첫 번째 3행입니다. 35살 때 총독이 되었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니 내가 길을 잃은 거예요. 저도 최근에 50살이 되었습니다. 100세 시대라 하면 50이 중간이겠죠. 지금 읽는 단테의 <신곡>은 저를 다른 길로 인도하는 책입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제 평생 함께 가야 할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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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와 '나'의 탄생
윤혜준 저
문학동네
20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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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번째 책은 바로 이 책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전집입니다. 저는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언제 읽을 거냐? 은퇴하고 난 다음에 읽을 겁니다. 은퇴하고 난 다음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읽을 책이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입니다. 제 평생의 소원은 빨리 시간이 흘러서 은퇴를 하고 나 자신만을 위해서 이 책을 읽는 겁니다. 그런데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제가 추천 드리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크와 '나'의 탄생>이라는 책입니다. 부제가 '햄릿과 친구들'입니다. 셰익스피어 시대를 바로크 시대라고 그러죠. 바로크는요, 뒤틀린 시대입니다. 중세 1000년의 흐름이 르네상스와 과학의 발전, 신대륙의 발견을 통해서 충돌하게 됩니다. 근대가 시작되는 거죠. 전통적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요? 뒤틀리게 됩니다. 그걸 바로크라고 그러죠. 그 바로크 시대를 대변하는 책이 셰익스피어의 책입니다. 셰익스피어의 표현에 의하면 탈골된 시대입니다. 탈골된 시대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 셰익스피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셰익스피어에 관심을 가지신다면, <바로크와 '나'의 탄생>, 뒤틀림 속에서 어떻게 주체적인 내가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이죠. <바로크와 '나'의 탄생>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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