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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유태우의 서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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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지금의 나를 만든 서재
의사 유태우의 서재
유태우의 서재는 소모품이다
유태우 의사
학력
서울대학교 예방의학 박사
경력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닥터U와 함께 몸맘삶훈련 원장
저서
<남자의 뱃살>, <유태우의 질병완치>, <내몸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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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의 이야기
유태우의 서재는 소모품이다
저에게 서재는 한마디로 소모품입니다. 서재가 소모품이라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서재뿐만이 아니고 저는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소유를 소모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모품이라는 뜻은 없어진다는 것이거든요. 책도 없어지고, 지식도 없어지고, 제 머릿속에 있는 지식도 계속 항구적으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없어졌다가 다시 채워지기도 하고, 새 것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모든 지식, 모든 책도 다 그렇게 되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내 서재는 소모품입니다.
책은 내 삶의 반쪽이다
책은 내 삶의 반쪽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거의 반쪽일 것 같아요. 나머지 반쪽은 사람인데요. 반쪽 정도는 책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제가 읽은 책이 아닐까 싶거든요. 책이 아니었다면 제가 갖고 있는 생각, 사상, 믿음, 확신, 이런 것들을 제가 갖게 되지 못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한참 때는 책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하루에도 3~4권 봤어요. 하루에 어떻게 3~4권을 볼 수 있느냐고요? 제가 책을 읽는 방법이 조금 독특해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고요. 항상 질문하면서 봅니다. 내가 아는 내용이냐, 모르는 내용이냐, 그래서 아는 내용은 지나갑니다. 모르는 내용만 보거든요. 모르는 내용만 보니까 어떤 것은 30분이면 봐요. 길게 봐야 한 시간. 그러다 보니까 하루에도 몇 권씩 읽어요.
제가 주로 책을 읽는 시간은 새벽입니다. 책뿐만이 아니라 생각도 아침에 제일 많이 하고, 저녁에는 혼미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은 제가 깨어나서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인 새벽 4시 반부터 6시 반 사이입니다.
그 사이에 책을 읽죠. 책 읽는 공간은, 과거에 제가 그 시간에 앉아 있는 공간이 있었거든요. 저희 집 소파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그게 없어졌어요. 요새는 아무데서나 읽습니다. 그 시간이 되면. 지하철에서도 읽고, 서서도 읽고. 꼭 책을 들고 있지 않아도 되는 게 요새 eBook이 있어서요. 그것도 많이 활용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느 특정한 공간, 꼭 이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아무데서나 읽습니다.
제 서재는 굉장히 빨리 바뀌어요. 그래서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요. 많은 책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갖고 있는 기간은 3~5일 정도입니다. 책을 보고는 다른 사람한테 넘깁니다. 빨리 변한다는 게 제 서재의 특징이고요. 그래서 서재 책장에 책을 꽂아 두는 분류가 없죠. 분류를 한다면 제 머리를 분류한다고 할까요?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이미 제 머리에 분류가 돼있고, 제 머리에 분류돼 있는 책을 제가 보는 것이죠. 그러니까 책을 분류하지 않고요. 책은 소모품이니까요. 저는 지식을 분류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몸, 마음, 삶
제가 비만 치료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비만치료는 제가 하는 일의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사람을 보는 일이죠. 사람을 본다고 하면 굉장히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는데요. 그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든 말이 ‘몸맘삶’입니다. 몸과 마음과 삶이거든요. 몸, 마음, 삶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그 다음에 자기가 갖고 있는 잠재 능력을 최고로 계발하게 하는 것. 이것이 제가 하는 일인데요. 그 중에 하나가 체중 감량이 된 것이죠.
어떤 사람은 30세를 살고도 ‘나 행복하고 잘 살았다’라고 느끼고요. 어떤 사람은 100세를 잘 살고 나서도 ‘나 불행했다, 나 불(不)건강했다’고 느낄 수가 있거든요. 행복과 건강이라는 것은 보편 타당하게 정해지는 게 아니에요. 내가 행복하고, 내가 건강하면 돼요. 내 삶의 질이, 내가 기쁘고 행복하고, 내가 불편함을 안 느끼고 신나면 그게 바로 행복과 건강입니다. 몇 살을 살든. 길게 산다고 그게 훨씬 더 좋은 삶 일수도 없고, 짧게 산다고 그게 꼭 불행한 삶일 수 없다는 것이죠.
우리는 왜 스트레스를 받는가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이야기하는 나라는 한국뿐인 것 같아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이야기하지 않거든요. 다스린다고 이야기하지도 않고, 푼다고 이야기하지도 않아요. 우리 문화의 특성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말조차도 우리 문화의 말도 아니거든요. 그런데 왜 이렇게 유행이 돼버렸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스트레스가 쌓인다, 스트레스를 다스린다, 스트레스를 푼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영어에는 쌓인다, 푼다 이런 말은 없어요. ‘I’m under stress’, 이런 말은 있죠. 내가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 아니면 내가 지금 ‘I’m stressed out’, 지금 현재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우리 말로는 ‘받았다’인데 ‘stressed out’이죠. 이런 말은 있어도 ‘받아서 푼다’ 같은 말은 사실 없거든요. 이건 한국화 된 외래어 같아요.
‘스트레스가 쌓인다’라는 것을,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보면 우리 한국의 정서와 관련이 많아요. 한국의 정서가 무엇이냐면, 한(恨)이라는 것이거든요. 한(恨)의 가장 깊은 배경은 ‘어쩔 수 없다’에요. ‘내가 어쩔 수 없다’ 이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스트레스가 쌓인다, 스트레스가 나한테 오는 것을 나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풀어야겠다. 우리 문화에 그런 말이 등장한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쌓이는 것이 아니거든요. 자기가 스트레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죠. 그게 더 올바른 이야기입니다. 한국 사람이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할 때 그 원인이 무엇일까, 기본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인데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어떻게 해서 나올까 생각해 보면, 비교에서 나와요. 내가 너만큼 가져야 되는데 왜 나는 너만큼 못 갖느냐, 내가 너만큼 대우 받아야 되는데 왜 나는 너만큼 대우받을 수 없느냐, 나는 너만큼 편히 살아야 되는데 왜 나는 너만큼 편히 살 수 없느냐, 이게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것이에요.
남과 같은 것을 할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것인가?
우리 나라는 공동체주의가 굉장히 강한 나라예요. 그래서 ‘너는 튀지도 말고, 남보다 더 잘나지도 말고, 못하지도 말고, 남하고 비슷하게 돼라’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길러졌어요. 그래서 다수가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어 네이버를 볼까요. 네이버에 인기 검색어라는 것이 있잖아요. 1, 2, 3, 4 이렇게 나오잖아요. 그러면 1번이 나오면 1번을 눌러요. 그래서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선택한 것을 내가 또 선택을 하는 것이에요. 그게 우리의 보편 타당한 습관이거든요. 그렇게 길러졌어요.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을 굉장히 잘 하는 사람들이 되는 거에요. ‘경쟁 사회’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경쟁 사회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경쟁하는 것이죠. 경쟁 사회라고 규정을 해버려요. 그러면 나도 ‘아, 내가 경쟁 사회에 있구나’하고 따라 한다는 것이에요. ‘나는 경쟁 사회에 있지 않아’ 그러면 돼요. ‘너는 경쟁해. 나는 딴 데 있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남들이 경쟁 사회라고 하니까 ‘어, 그럼 나도 경쟁 사회에 있어’ 이렇게 선택을 하는 것이죠.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내가 남하고 다 똑같이 할 것이냐,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것이냐의 차이에요. 질문을 이렇게 해보면 돼요. 다수를 따라갈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것인가.
죽을 때까지 즐겁게 일하자
한국은 1960년도만 해도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우리가 거의 최빈국 중의 하나였죠. 그 때는 다 못 먹고, 못 살았어요. 죽기 아니면 살기였죠. 전부 다 생존 경쟁에 나왔어요. 그 때 만들어진 우리의 사상이 무엇이냐면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 이거였어요. 그러니까 잘 살아야 돼요. 그게 유일한 명제였거든요. 잘 살려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돼요? 열심히 일해야 되죠.
과거에 우리들이 어떻게 살았어요? 천천히 살았어요.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고 해서 천천히, 걷기도 어슬렁어슬렁 걸었죠. 요새는 얼마나 빨리 걸어요. 걷기도 빨리 걷고, 먹기도 빨리 먹고, 뭐든지 빨리빨리 하잖아요. 이 빨리빨리 역사도 50년이 안됐어요. 과거에는 우리가 느긋하게 했지, 빨리빨리 한 적이 없어요. 불과 50년만에 우리 사상이 바뀐 것이에요. ‘뭐든지 빨리 하고, 빨리 성취하자’ 그래서 우리가 최빈국에서 지금 세계 거의 10위권의 나라가 됐죠. 이렇게 한국이 고도로 빨리 성장한 원동력에는 그게 있는 거에요. 빨리빨리 열심히 일하자. 대신 그 대가가 무엇이었냐는 거에요. 개인들의 희생이었어요. 아직도 그것의 연속선상 이거든요. 지금 서서히 바뀌고 있는데, 가장 바뀌어야 될 것은 이것입니다. 이제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에요. 즐겁게 일하고, 죽을 때까지 은퇴하지 말자. 그러니까 놀면서 일하는 거에요. 죽을 때까지 놀면서 일하는 거에요. 너무 열심히 일해서 과로사하고, 병 들어서 병원을 찾지 말고, 지금 즐겁게 일하시면 됩니다.
의사 유태우의 꿈
저는 옛날에는 꿈이 있었어요. 지금은 꿈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원하는 것은 바로 하거든요. 옛날에는 꿈을 갖고 그것을 하려고 한참 준비하고 그랬는데요. 요즘은 바로 하면 되거든요. 다만 지금도 하고 있고, 죽을 때까지 즐겨서 하고 싶은 것. 이것을 꿈이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꿈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죽을 때까지 하는 것, 사람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고, 그리고 자기가 갖고 있는 최고의 능력을 키울 수 있게끔 돕는 것을 할 수 있다면 그게 제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지금도 하고 있고요.
(지식인의 서재 ‘유태우’ 편은 닥터U와 함께 몸맘삶 훈련원에서 촬영했습니다.)
내 인생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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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머스 휴일, 거짓된 생활
윌리엄 서머셋 모옴 저
주요섭 역
정음문화사
198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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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책은 이 책입니다. 굉장히 낯선 책일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휴일>이라는 책인데요. 저는 책을 보고서 버린 지가 벌써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구입을 했는데 팔지 않아서 고서점에서 구했습니다. 서머셋 모옴이 지은 책인데요. 이 책은 나를 생각하게 만든 책이랄까요?
저를 감동시킨 것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찰리 메이슨’이 아니라 그 친구인 ‘사이먼 패니모어’입니다. 사실 그렇게 길게 등장하지는 않는데, 굉장히 나쁜 사람으로 나와요. 괴팍하고, 인정머리 없고, 싸늘하고 이런 사람이에요. 그런데 계획을 해요. 하루를 또박또박 삽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몇 시간 공부를 하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고. 이렇게 해서 25세가 되면 무엇을 하고, 30세가 되면 무엇이 되고, 이렇게 계획이 되어있고, 그것을 성취해가는 사람이죠.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전혀 감정이라고는 없고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사이먼 패니모어’가 주인공, ‘찰리 메이슨’을 만나 화를 내고, 감정을 잃고, 이성을 잃어버려요. 그래서 형편 없는 사람이 돼버리거든요. 저한테 왜, ‘사이먼 패니모어’가 와 닿았냐면, 제가 그랬거든요. 저희 집이 전혀 유복하지 않았어요. 주인공하고는 저를 도저히 동일시 할 수 없었어요. 제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무엇인가 잘 해보겠다. 그런데 ‘사이먼 패니모어’는 실패하거든요. 자기 계획대로 안되고, 이성을 잃어버리고. 저는 거꾸로 그것을 듣고서 ‘나는 사이먼 패니모어처럼 살겠지만, 실패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했고, 이게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받은 메시지이고, 저를 여기까지 끌어왔던 하나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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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앤서니 라빈스 저
조진형 역
씨앗을뿌리는사람
200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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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앤서니 라빈스라는 미국 심리학자가 쓴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라는 책입니다. 이 책도 저의 여정에, 삶에 큰 이정표가 된 책인데요. 책 자체가 그랬다기보다는 제가 변화의 시기에 읽은 책이에요. 이전에 제 초점은 의사였어요. ‘내가 의사로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행하며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내가 무엇을 해 준다’가 아니고요. ‘환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로 바뀌었어요. 제 생각이 의사인 저에서 환자로 바뀐 겁니다. 그 전까지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기술을 높이자, 내 지식을 높이자,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높이자’ 이런 게 모든 것이었다면 그 이후로는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더 크게 성장시킬까? 어떻게 하면 더 강하게 만들까? 어떻게 하면 갖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게 할까?’ 이렇게 바뀐 것이죠. 그렇게 바뀌게 된 원동력이 된 책입니다. 독자들이 읽기에는 굉장히 두껍고, 조금 어려운 내용도 있긴 하지만 쭉 읽어보시면서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내가 원하는 것은 나도 이룰 있구나.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이런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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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세계사
지오프리 파커 저
김성환 역
사계절
200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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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은 <아틀라스 세계사>입니다. 지오프리 파커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요. 지금도 아마 청소년들의 교양 도서로 추천이 되는 것 같아요. <아틀라스 세계사>는 역사를 동시대적으로 서술을 해요. 예를 들면, 기원전 1만년에 지구상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 이렇게 기술을 하죠. 세계 지도가 나오면서 기원전 1만년에 있었던 일, 지구 전체에 있었던 일이 펼쳐져요. 인류도 유럽, 한국, 중국 이렇게 보지 말고 인류 전체를 보면 되거든요. 그런 시각을 저한테 준 것이 <아틀라스 세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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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저
이덕환 역
까치글방
200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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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책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조그만 나라이고, 그걸 다 합친 지구라는 것이 얼마나 작은지 더 이야기할 것도 없고, 지구가 소속된 태양계만 해도 얼마나 작은 것인지, 또는 태양계가 속한 은하수만해도 얼마나 작은 것인지. 은하수 내에는 10조개의 별이 있어요. 그런데 우주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10조개의 은하가 있거든요. 이 책은 우주가 얼마나 크고, 광대한가를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출퇴근하면서 지하철만 보고 있고, 지하철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만 보고, 아니면 예능 프로만 보고서는 이런 걸 느낄 수가 없죠. 한번쯤은 일상에서 벗어나서 도대체 이 우주는 얼마나 큰 것인지, 이런 생각을 가지기 위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시면 좋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진짜 좋아하는 '책'이 있어요. 그런데 책의 형태를 갖고 있지는 않고요. 그것은 책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책을 통해서 물론 제일 많이 배우겠지만,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라는 책입니다. 책이 저의 반쪽이라고 한다면, 사실 더 큰 반쪽은 사람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지식, 경험, 인식은 사람을 통해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거든요. 어느 누구를 봐도, 우리가 언뜻 보기에는 못난 사람, 잘난 사람, 별의 별 사람이 다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 다 뜯어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습니다. ‘저 사람은 저게 못났어, 저 사람은 밥 맛이야, 저 사람은 내 타입이 아니야’ 이렇게만 보실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놓치지 마시고요. 누굴 만나든 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 책은 책대로 보시고,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야말로 저는 진정한 책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책은 어디에 있을까요? Everywhere, Everytime,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 책이라는 겁니다. 책이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통해서 매일매일 배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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