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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 Family(천샘의 기하누설)

지식인의 서재(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본문

인물 독서

지식인의 서재(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1000기누설 2021. 6. 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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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발레리나에게 책은 토슈즈다

 

목차

풍부한 감수성을 몸짓으로 표현하던 아이
열네 살 소녀, 발레리나의 꿈을 안고 모나코로 떠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발레리나로 산다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 그리고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자기애 : 행복한 발레리나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언제 그리고 누구든지 시작해도 좋은 발레
강수진 예술감독이 추천하는 책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시즌 2 '전문가&책'에서는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직업인을 만나 그들의 삶과 직업 그리고 직업과 관련된 추천 책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바로 강수진이 아닐까. 30여 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아름다운 발레 공연을 선보였던 그녀가 지난해 은퇴를 끝으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말한다. 발레리나에게 있어 책은 토슈즈와 같다고. 발레리나가 활동 기간 내내 몇 켤레의 토슈즈를 닳아 없앴느냐 하는 건 그간의 연습량을 보여주는 척도와 다름없다. 책 또한 마치 토슈즈처럼 발레리나에게 있어서는 결코 없어서는 안될 자양분이라는 뜻이다. 발레 작품의 근간이 되는 고전을 읽고, 또 읽고, 현역에서 은퇴한 지금까지도 읽는다는 그녀.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만나 그녀가 이 길을 걷게 된 사연과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수진 | 예술감독

소속 국립발레단
경력 2014.02~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2013.01~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2007.03~ 독일 캄머 탠처린 궁중 무용가
   1986~ 2016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1994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솔리스트
   1997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1985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입상
   1999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 수상
   2002 호암재단 호암상 ‘예술상’ 수상
   2007 독일 존 크랑코 재단 ‘존 크랑코상’ 수상
   2014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공로훈장’ 수훈
   대한민국 훈장 다수 수훈
   2006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심사위원
   2006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발레 부문 심사위원
   2010 이스탄불 국제발레콩쿠르 심사위원
   2012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심사위원
   2017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심사위원
   2017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심사위원
   2017 북경 국제 발레 안무대회 심사위원
   1998 페레가모 모델
   1998 독일난재배협회 신품종 난
    ‘팔레놉시스 수진강(Phalaenopsis Sue Jin Kang)’으로 명명


저서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풍부한 감수성을 몸짓으로 표현하던 아이

 

어렸을 땐 감수성이 풍부하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다른 사람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제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서툴렀죠. 어린 눈엔 무용수의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재미 삼아 동작을 따라 했는데 그걸 보신 어머니께서 한국무용 학원에 보내주셨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아요. 아, 나는 생각이나 감정을 말보다 몸짓으로 표현하는 데에 더 능숙한 사람이구나 하는걸요.

초등학교 시절 2년 동안 한국무용을 배우다가 2년 정도 쉬고 예술중학교에 입학했어요. 1학년 때 발레 전공자가 부족해 학교에서는 한국무용 전공자 중에서 발레로 전향할 의사가 있는 학생들을 찾고 있었죠. 언젠가 지인으로부터 “수진이는 체형이 발레 하기에 딱 좋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께서 제게 “학교에서 선생님이 발레 할 사람 손들어! 하면 무조건 제일 먼저 손 들고 한다고 그래!”라고 하셨어요. 저는 엄마 말씀대로 무작정 손을 들었고, 제 몸 하나하나를 살펴보신 선생님께서 발레를 해도 괜찮겠다며 전과를 시켜주셨어요.

중학교 1학년. 당시에도 발레를 전공하기엔 다소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나이였어요. 실제로 해보니 정말 쉽지 않았고요. 발레와 한국무용은 기초 동작부터 완전히 달라요. 엄격한 식단 관리도 필요했죠. 정말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발레를 하기에 적합한 체형을 갖고 태어났고,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선생님의 격려에 의욕이 불타올랐던 것 같아요. 사람이 어떤 일에 집중을 하게 되면, 특히나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이루고자 할 때 나오는 힘은 정말 어마어마해요. 어린 나이였지만 사람의 의지가 생각보다 정말 강하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은 것 같아요. 의지가 확고해야만 뭔가를 이룰 수 있어요. 내가 나를 밀어 올려야 하죠.

 

열네 살 소녀, 발레리나의 꿈을 안고 모나코로 떠나다!

 

제가 발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때 만난 담임선생님 덕분이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뭐든 예쁘고 아름다운 걸 좋아했던 제게 선생님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선생님이 좋으니 발레도 덩달아 더 좋았어요. 발레에 푹 빠져있을 때였죠. 그런데 우연히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의 마리카 베소브라소바 교장선생님께서 제가 다니는 학교를 방문하셨어요. 그때 학생들이 발레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저를 인상 깊게 보셨나 봐요. 스킬이 부족했던 데 반해 감성이나 표현력 부분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해주셨죠. 곧장 부모님께 모나코로 유학을 보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셨고요.
사실 너무 어린 나이였던 터라 부모님께서도 처음엔 주저하셨어요. 결국엔 모나코에 가서 발레를 좀 더 심도 있게 배우고 싶다는 제 뜻에 따라주셨지만요. 그땐 머릿속에 발레 밖에 없었어요. 겁도 없이 그 길로 곧장 유학 길에 올랐죠. 그땐 영어도 불어도 아무것도 못했어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유학생활이 정말 외롭고 힘들었죠. 발레 수업을 들을 때면 저만 실력이 모자란 것 같아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고요. 전 세계에 잘한다는 친구들이 모두 모였으니 그랬을 수밖에요. (웃음)

반대로 생각하면 오히려 그런 상황이 더욱 발레에 몰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습이 필요했죠. 모두가 잠든 밤이면 늘 혼자 살금살금 연습실로 향했어요. 혹시나 누가 깰까 불도 못 켜고 어두컴컴한 연습실 한쪽에서 은은한 달빛을 조명 삼아 발레를 했어요. 아마도 그 시간들이 저를 가장 많이 성장시켰던 게 아닐까 싶어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발레리나로 산다는 것

 

1986년, 마리카 선생님의 권유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디션에 도전했고 정식 입단했어요. 그때 제 나이 열아홉이었죠. 워낙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보니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하는 것만으로도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정작 현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지만 말이에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정말 많아요. 그러니 신입 발레리나의 경우, 무대에 오르지 못하거나 오른다 해도 무대 뒤에 서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하루에 토슈즈를 서너 켤레씩 샀어요. 제 자신을 믿고 제가 흘리는 땀을 믿으며 오로지 연습에만 집중했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오랜 시간 군무 생활을 지속해야 했어요. 주인공이 아니라서 속상했냐고요?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군무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꼭 필요한 중요한 배역이에요.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진심을 다해 같은 동작을 보다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어요.


열아홉에 입단한 발레단에서 스물일곱이 돼서야 솔리스트로 선발됐고, 같은 해 존 크랑코 예술감독이 재구성한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았어요. 그 후로도 <오네긴>의 타티아나, <지젤>의 지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릴다, <카멜리아 레이디>에서 마르그리트 역 등을 맡으며 수석 발레리나로 성장했고요.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큰 극장이나 작은 극장이나 똑같이 기억에 남아요. 전 세계 어느 무대에서나 제가 공연을 대하는 태도는 똑같았기 때문이에요. 사실은 수석 발레리나가 된다 해도 만족스러운 공연을 하는 날보다 실수하는 날이 더 많아요. 모든 것이 라이브기 때문이죠. 내 머리와 마음 그리고 혼, 무대를 만드는 모든 스텝과 동료,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공연. 그런 공연이 가능했던 건 정말 한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죠.

 

아름다운 마무리 그리고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1년 정도 재활치료에 전념한 시기가 있었어요. 종아리뼈에 금이 갔던 탓에 재활에 성공하지 못하면 영영 발레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을 만큼 제 인생에선 꽤나 큰 위기였어요. 하지만 생각했어요. 언제든 무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부상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매일 스트레칭을 하거나 발레 동작을 연습했죠. 왜 그래야만 했냐고요? 제게 있어 발레는 오롯한 제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제 나이 서른셋, 남들은 발레를 그만둘 나이에 저는 다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여주인공으로 돌아왔어요.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던 중 한국에서 국립발레단 단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어요. 제겐 새로운 기회였죠. 발레리나로서의 삶 그 이후에도 발레와 함께할 수 있는 제2막이 열린 거예요. 끝은 곧 또 다른 시작이니까요. 아직도 그날을 기억해요. 지난해, 제 발레 인생 중 가장 사랑한 작품 <오네긴>을 끝으로 지난 30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어요. 이토록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저는 누구보다 행복한 발레리나였다고 생각해요.

흔히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다고 하잖아요.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대신할 수 있게 됐다고 하죠. 그런데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예술만큼은 여전히 인간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단원들이 발레를 통해 관객들에게 마치 사랑이나 열정과 같은 풍요로운 감성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게 발레리나는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자기애 : 행복한 발레리나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발레리나는 자기 몸을 조각하는 조각가예요. 내가 맡은 배역에 완벽하게 몰입해 최상의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먼저 작품 속 인물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해요. 그런 다음 온전히 음악에 녹아 들어야 하죠. 진짜 발레가 시작되는 거예요. 무대에 서기까지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죠. 발레는 말이 아닌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는 예술이에요. 마음과 감정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그건 발레가 아니라 체조에 가까울 거예요. 내 몸과 마음 그리고 감정을 내가 맡은 배역에 꼭 맞는 상태로 만들어야만 관객들이 음악과 혼이 담긴 발레리나의 몸짓을 통해 작품 속 스토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러니 운동도 많이 해야 해요. 운동은 발레로 만들 수 없는 근육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니까요.

발레를 하다 보면 내 몸과 마음을 꾸준히 들여다보게 돼요. 발레에서 테크닉과 감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어요. 테크닉은 기본이에요. 테크닉 속에 감정을 녹일 수 있다면 비로소 성장하는 거죠. 공부도 그렇잖아요. 그냥 할 때와 내가 이 부분을 정확히 체득하고 느끼면서 할 때 능률 면에서 큰 차이가 있죠. 저는 그냥 즐겼어요. 군인처럼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부상이 친구처럼 따라다녔지만 괜찮았어요. 그러면서 내 몸 속에 어떤 발레리나로서의 삶, 그런 규칙들이 자리잡게 된 것 같아요. 부상을 당했을 때도 부상보다 그 규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더 어색하게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유학 시절, 마리카 베소브라소바 교장선생님께서는 틈틈이 시간을 내 저를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데려가셨어요. 때론 로마와 주변 도시들을 여행했고,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셨는데 이 같은 경험들이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던 것 같아요. 물론 교과 공부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당시엔 그런 것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것들이 제 삶의 저변을 넓히고 풍요롭게 만들어줬어요. 결과적으로 발레를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됐고요.

물론 슬럼프가 올 때도 있었어요.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가끔은 눈물이 약이 되었고, 눈물과 시간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에요. 그러니까 어제 실패했다 하더라도 슬퍼하거나 좌절할 이유가 없어요. 오늘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덕분에 저는 참 행복한 발레리나였어요. 무엇보다 제 자신을 정말 사랑했거든요. 발레는 제게 자기애가 무엇인지 알려줬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주었어요. 그 덕분에 늘 열심히 살았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에 대한 자부심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저는 후회 없이 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언제 그리고 누구든지 시작해도 좋은 발레

 

누구든 살면서 한 번쯤은 취미로라도 발레를 배워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세 살 습관 여든까지 간다고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발레는 어릴 때부터 하면 평생에 걸쳐 좋은 하나의 건강 습관 같은 거예요. 아이가 있는데 발레를 언제부터 시켜야 할까 고민하신다면 다섯 살 정도가 시작하기 적합한 것 같아요. 몸이 굳기 전에 발레를 취미로 만들어주면 바른 자세를 만드는 좋은 습관이 저절로 생길 거예요. 간혹 발레를 하기에 좋은 신체 조건이 뭐냐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그런 식의 접근은 별로 좋은 방식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무대에 설 발레리나의 경우는 신체 또한 중요한 조건이지만요.

아이가 발레를 좋아하는 것 같다, 혹은 내가 발레를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한다면 일단 해보는 거예요. 취미로 발레를 하면서 타고난 신체 조건을 먼저 따지는 건 무의미해요. 뭐든 배워두면 도움이 되는 법이니 부담 갖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굉장히 의미가 있어요. 일단 땀을 흘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른 생각 없이 하나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거예요. 변명이 많을 뿐, 생각보다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단 뭐든 시작해야만 새로운 세상도 열리는 법이에요.

강수진 예술감독이 추천하는 책

<아폴로의 천사들: 발레의 역사>
제니퍼 호먼스 저
정은지 역
까치(까치글방)
2014. 8. 20
상세보기

발레는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그 기원은 유럽 궁정의 예법에서 비롯됐고요. 실제로 미국에서 발레리나로 활동해온 저자가 쓴 책인데, 각 시대에 따라 변화해온 발레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요. 발레리나가 이 같은 작업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예요. 발레의 역사적 발전을 이끈 인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발레 공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에 관한 설명도 기술돼 있어요. 발레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춘희>
알렉상드르 뒤마 저
민희식
동서문화사
201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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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는 제가 정말로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오페라로도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책으로 읽었을 때나 발레 작품으로 접했을 때 제 마음에 가장 깊숙이 들어왔던 스토리였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춘희와 순수한 청년 아르망 뒤발의 아름다운 사랑 그렇지만 그 사랑을 반대했던 그의 아버지,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상황을 보노라면 마음이 아팠어요. 춘희의 삶은 너무 슬프죠. 그런 그녀의 삶을 제가 발레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이 책은 제가 발레 공연 속 춘희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해준 자양분이었기에 여러분께도 추천하는 바예요.

<고전 결박을 풀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은 책>
강신장 저
모네상스
2017.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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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와 고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어요. 발레리나는 무대 위에서 몸짓으로 연기를 하는 사람이잖아요. 일단 작품 속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유명한 발레 작품은 주로 고전이 바탕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죠. 고전의 좋은 점은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 읽었을 때 그 작품과 인물이 다르게 다가온다는 거예요. 고전을 읽는 습관이 부족한 경우, 처음에는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꾸준히 반복해서 읽다 보면 어느새 작품 속 인물에 누구보다 공감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천년의 강>
이수익 저
서정시학
201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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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시집이에요. 주로 서정시가 수록돼 있는데 사랑이나 치유와 같은 주제를 담고 있어요. 발레리나에게 있어 테크닉은 기본이에요. 꾸준한 연습을 통해 향상시켜야 하는 부분이죠. 그런 다음엔 그 속에 감정이 얼마나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녹일 것이냐에 집중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발레 작품의 근간이 되는 소설을 읽는 것도 좋지만 시집처럼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작품집을 많이 읽는 것도 표현하기 어려운 세밀한 감성을 느끼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해요.

<뜻밖의 개인사>
조일환, 조동환, 조희연, 조해준 글, 그림
새만화책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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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가 자신의 아버지의 유서를 토대로 그의 삶을 드로잉으로 그려 만든 책이에요. 책의 탄생 과정 자체가 독특하죠? 책을 읽으며 발레리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레 또한 하나의 서사를 몸짓을 통한 이미지로 표현하는 일이니까요. 드로잉 책이라 읽기도 쉬워요. 책을 보며 사실은 이 같은 드로잉이 어떤 서사로부터 출발한 걸까 생각해보길 바라요.

<하워드의 선물>
에릭 시노웨이, 메릴 미도우 공저
김명철, 유지연 공역
위즈덤하우스
201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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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발레를 하다 보면 부상이나 슬럼프는 시시때때로 찾아와요. 때론 깊은 수렁에 빠지는 일도 있겠지만 여기서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들마저도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친구라고 여기는 수밖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극복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생은 계속돼요. 이 책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저자가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에게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지혜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해요. 혹시 슬럼프를 겪고 있다면 이 책이 작게 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요. [네이버 지식백과]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 - 발레리나에게 책은 토슈즈다 (지식인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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